"오픈소스 `솔라리스` 성공 힘들것"

[디지털타임스 2004-12-28 09:56]

리눅스 창시자 토발즈에게 듣는다

리누스 토발즈와 그의 리눅스 연합전선은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이하 썬)의 솔라리스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썬은 최근들어 솔라리스를 이용하는 프로그래머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고 있으며, 인텔의 제온 프로세서처럼 폭넓게 사용되는 x86 프로세서 기반의 컴퓨터에 솔라리스를 탑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썬의 움직임에 대해 리눅스 창시자인 토발즈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그는 오픈소스 개발 연구소(OSDL)에서 동료이자 리눅스 커널의 2인자인 앤드류 모튼과 함께 새로운 개발 프로세스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씨넷은 토발즈와 인터뷰를 통해 솔라리스와 그의 즉흥적인 프로그래밍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씨넷: 썬이 솔라리스 기술을 오픈소스화해 x86 분야로 침투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리누스 토발즈: "썬에 대해서는 지켜보고 있다. 내가 보기에 그들은 말이 너무 많다.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씨넷: 썬이 의욕적으로 개발자와 소프트웨어 업체들을 지원하려고 나서고 있다. x86용 솔라리스 10을 무료로 발표하기까지 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토발즈: "솔라리스 x86은 실질적으로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솔라리스는 하드웨어 지원이 매우 부실하다. 행여 리눅스가 드라이버를 잘 지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솔라리스 x86을 써보기를 권한다."

씨넷: 리눅스에 대한 통념 중 신경 쓰이는 내용이 있나.

토발즈: "사람들은 리눅스 관련된 일들을 리누스 토발즈라는 개인이 움직인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뭔가 새로운 일들이 일어날 때 그것은 특출난 리더가 있어서가 아니라 개발을 이끌어내는 환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씨넷: 썬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형태로 솔라리스를 내놓으면 검토해 생각인가.

토발즈: "별로 검토해 볼 생각은 없다. 나쁜 감정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시간도 없고 관심도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다른 것보다는 좀더 리눅스 자체를 개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만약 솔라리스에 뭔가 특별한 게 있다면 내가 직접 검토하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얘기해 줄 것이다."

씨넷: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는가.

토발즈: "지금까지 뭔가 해볼만한 것에 대한 아이디어는 다른 시스템에서 얻은 게 아니라 바로 사용자들에게 얻었다. 사용자들은 `유닉스가 A라는 기능을 지원하니까 리눅스도 A를 지원했으면 좋겠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사용자들은 `B라는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라든가 `C라는 기능이 불편하다'라는 식으로 조언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바로 영감을 얻는 원천이다."

씨넷: 당신은 매우 즉흥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장기나 단기 계획을 수립할 때는 시간이 어느 정도나 걸리나.

토발즈: "맞다. 기본적으로 현실적인 틀을 벗어나는 계획을 수립하는데 약하다. 게다가 내가 생각하는 장기 계획은 애매하고 다분히 직관적이라 설명하기 어렵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아주 구체적인 목적을 가지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일반적인 기준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어떤 사람들은 갈피도 못 잡는다고 혹평을 하기도 하지만, 사실 맞는 말이다. 충분히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신 나는 유연성이 높다. 향후 5년 내 어떤 구체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고 있는 문제의 본질을 잃지 않고 따라갈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의 견해를 무시하지 않고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씨넷: 리눅스가 왜 오픈소스의 기본적인 라이선스 체계인 GPL(General Public Licence)을 따르게 했는가.

토발즈: "나는 GPL이 두 가지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도 코드를 볼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 그리고 개선된 내용이 그 방식 그대로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매우 단순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대부분의 다른 오픈소스 라이선스들 조차도 아주 기본적인 부분에서부터 이 기준을 벗어나고 있다. 이런 라이선스 체계를 따른다면 기본 취지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씨넷: 새로운 프로세스에서는 개선 사항이 리눅스에 더 빨리 반영되는가.

토발즈: "그렇다. 새로운 사항에 훨씬 더 빨리 응답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2년이나 걸리는 긴 개발 주기를 싫어한다. 2.6.x에서 쓰레딩 관련 작업을 모두 마무리했지만 배포판 업체들은 2.6.x가 출시되는 걸 기다릴 수 없어 결국 2.4.x로 백포팅하기도 했다."

씨넷: 얼마나 많은 개발자가 리눅스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토발즈: "커널만 놓고 볼 때 200~300명 정도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커널 변경 기록을 살펴보면 지난해 약 1000명 가량이 커널에 접근한 것으로 집계되지만 이들 중 다수는 단지 손가락만 담그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씨넷: 리눅스 시장에서 레드햇과 노벨이 맹활약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토발즈: "내가 직접 소비자를 대상으로 할 일이 적어진다면 좋은 일이다. 상용업체들이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이 바로 소비자들과 개발자들 사이에서 창구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순수한 기술적 문제와 순수한 마케팅 문제에 대한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라고 본다. 오픈소스라는 법칙 하에 상용 업체들은 자기들 나름대로, 개발자는 개발자대로 정직하게 움직이고 있다."

씨넷: 데스크톱 엔지니어링과 마케팅 측면에서 리눅스의 한계는 무엇인가.

토발즈: "이것은 복합적인 문제다.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보면 개선할 것이 아주 많다. 그리고 `사용자의 무관심' 측면에서 보면 마케팅도 큰 문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까지 사용해온 것, 그리고 좋아하는 것에 머무르려는 성향이 있다. 바로 이런 점이 지난 수년간 유지돼왔고 앞으로도 지속될 가장 큰 한계요인이라고 본다. 기술적으로 아무리 훌륭해도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옮겨갈 준비를 하지 않는다.

이게 바로 상용 데스크톱이 중요한 이유다. 도스(DOS), 그리고 이후 등장한 윈도가 대중화될 수 있었던 것처럼, 더 일반적인 데스크톱 운영체제가 나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리눅스가 누구나 사용하는 상용 데스크톱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앞으로 몇 년 더 기다려야할 것 같다"

스테판 샹크랜드 씨넷 기자

정리=채지형기자@디지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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