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12일 2학년때 문학선생님이자 3학년 독서선생님이신 허섭선생님이 수시 합격후 주신 2권의 책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와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는 아무리 읽어봐도 너무 어려웠다.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와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를 읽으면서 이게 무슨 뜬구름잡는 이야기이고, 호박 굴러가는 소린지... 내가 그동안 뭐 공부했는지... 내가 뭘 알았는지...

휴...

그런데 어느 웹싸이트에서 나를 구원해준 말이 있었다.

궁리닷컴의 운영자이자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의 엮은이 중 한 분인 표정훈씨는 그의 홈페이지 궁리닷컴(www.kungree.com)에 이런 서평을 냈다.


이 책을 우리나라 고등학교 학생에게 권할 수 있을까?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로서는 권하기 곤란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철학, 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역사 등의 다방면에 걸친 배경 지식, 특히 고전에 관한 지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 혹은 바칼로레아 철학 시험이 기본적으로 '프랑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나라 학생이 이 책의 내용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주눅들거나 좌절하거나 할 필요는 전혀 없다.

궁리닷컴에 실린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서평에 직접 확인을 바람니다.

이 책들을 보고 나는 노신(魯迅)의 아Q정전(阿Q正傳)의 아Q처럼 자기 합리화를 시도를 해보았다. 그리고 나서는 이 책을 안 읽었다. 바보같이...

교보문고에서 나오는 11월 잡지 '사람과 책'을 읽다가 너무 좋은 글을 보았다.
"아침편지문화재단"의 고도원씨를 인터뷰한 글인데
(상략)
중학교 1학년이 보기엔 어려운 책이었지만, 아버지는 "부드러운 음식만 먹으면 이가 상한다. 단단한 음식을 먹어야 이가 건강해진다."면서 저 책들을 권했다 한다. 군데군데 그가 펼치는 책갈피에는 열서너 살 고사리 손으로 그어 놓은 연필자국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하략)

이 글을 읽는 순간 나는 얼굴이 빨개졌다. 내가 썩은 아Q정신(할일은 계속 미루어서 안 좋은지 알면서도 자기 합리화를 통해 할일을 계속 안하는 못된 버릇) 때문에 부드러운 음식(만화책, 소설)만 먹으니 이(지혜)가 약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나는 이 글을 읽고나서 다시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와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를 읽었다.
계속 읽으면서 내가 생각해 보지 않았던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보면서 자꾸 지식을 쌓여져 가는 것을 느낀다.

나는 허섭선생님에게 감사함을 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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