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가족들이랑 모여서 이야기를 하였다.
고려대 컴퓨터학과 다니는 사촌형은 재수 좋게도 산업기능요원으로 되어서 회사에 들어갔다. 이번 해 12월달에 4주훈련을 간다고 한다.(군대 신병훈련보단 덜하겠지만)
난 대학교 입학해서 꼬박 장학금 받았다고 어무이께서 자랑하시고(저번 2학년 1학기 성적은 아주 부끄러울정도로 망쳤다만 과(반)대표했던 경력으로 겨우 받았다. 그 성적에 무슨 장학금을 -_-;;)
내 동생은 전교 10등안에 든다고 자랑하셨다.(정말 내 여동생은 괴물같다. 어떻게 모든 과목들을 90점 넘게나 받고 -_-;; -나도 저렇게 받았다면 연고대 수시1학기로 갔을것이다.) 이제 여동생이 고등학생이 된다니까 정말 실감이 되지 않는다.

그때 바로 난 서울로 상경한지 6년이 넘어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벌써 6년이란 시간을 서울에서 보내게 되었다. 시간은 빠르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었다.

어느덧 이야기의 화제는 교육, 사회등등으로 넘어갔다.
사촌여동생이 이대부속초등학교 다니다가 중학교는 강남의 S여중으로 간다고 집을 옮겼단다.
세상 좋아졌다. 작은아버지의 능력(변호사)이 대단한듯. 마포에서 살다가 강남으로 바로 집을 옮긴것을 보니 말이다.
사촌여동생은 원래 살던곳에 살았다면 홍익여중으로 갔을 것인데 (어찌 마포에 안사는 내가 더 잘 아나?-_-;;)
요즘 생각을 해봐도 생활환경이 좋아야 좋은 학교를 다니고 좋은 대학교에 진학하는 것 같다.
이 시대에 누가 개천에서 용나나? 큰 강가로, 바다로 가야 용나지.
정말 능력 좋은 부모 만나면 정말 부럽지 않게 성공하겠다고 생각이 든다.
교육도 그렇다. 능력 좋은 부모 만나야 좋은 대학에 보내는 세상이니 말이다.

나는 어떤가? 대구에서 결혼하신 부모님따라서 어릴때 경기도 성남에 살다가 친척집에 왔다 갔다 하였다. 그러다 국민학교(1~3학년때 까지는 국민학생이었다.)에 들어가서 남들 안쓰는 경상도 사투리(엄밀히 이야기 하자면 경상북도쪽)쓴다고 얼마나 놀림감을 받았는지 -_-;; 주위 동네 사람들을 보면 경기도사투리와 전라도 사투리를 심심치 않게 들었었죠.(네 그렇습니다. 성남 제2,3공단 근처 아파트에 살았습니다.)
성남에 살면서 분당의 교육질을 무시 할수 없어서 위장 전입하려고 했건만 시기를 놓쳐서 중학교도 성남에서 다니게 되었다.

아부지가 돈 아낀다고 성남에서 서울로 이사간다고 했다. 중1이었나? 아부지가 빛을 내서도라도 아들은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로 보내겠다고 해서 있는돈에 빛까지 내서 서울에서 교통 좋은 곳으로 보낼려고 했다.(분당이 뺑뺑이 돌린다고 하니까 아예 분당보단 서울이 교육질이 좋다고 판단하여 억지로 빛까지 내서 강의 남쪽에 있는 집을 사려고 했었다.)

아부지께선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이런 식으로 서울로 가족들을 억지로 빛을 내서라도 갔다.

중학교를 서울에 상경하고 나서 전학을 했다만... 빛까지 내서 강남에 있는 집을 절대 못사고 하는 수 없이 집 값이 싼 천호동에 집을 샀다.
천호동에 이사가면서 교육청을 찾으면서 서류를 떼고 뗐다. 이사하는 절차도 복잡했다만 중학교 전학절차도 무시 못할정도로 복잡하였다.
멋도 모르고 서울시내에 있는 서울시교육청에 갔다가 강동교육청이 있는 성내동에 갔다.(경기도→서울로 이전하는 절차가 약간 복잡하다.)
거기서 학교 선택을 해야하는데 내가 사는 동네엔 천호동의 사립 D중밖에 선택할 권한이 없다고 그런 것이다.
그래서 선택할 권한도 없이 D중학교로 전학 갔다.
 서울에 있는 중학교 치고 완전 시설이 엉망이었다. 그것도 사립인데 말이다.(공립이 좀 시설 안좋았다고 하면 교육청이 비리를 일으쳤다고 하겠지만)
내 살면서 어떻게 같은 강동구에 사립의 배재고등학교랑 비교를 해봐도 사립의 D중학교는 학교가 아닌 닭장이었다.
중학교 전학 수속 밟으려고 중학교로 갔는데 1층짜리가 중학교 건물일줄은 상상도 못했다. 1층짜리 기와집 건물. 그 옆의 4층짜리 건물은 여자상업고등학교 건물로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다.
(난 이때, 아부지가 서울의 학교들은 성남보다 좋다고 하더만.. 완전 거짓말 했네-그때 부터 부자간의 대화는 단절되었다.)

입학하고 나서 화장실을 찾으려고 했는데 1층 상고건물에 있다고 했다. 이게 무슨 화장실이 -_-;; 성남에서 학교 다닐때도 이렇지도 않더만.. 그 공립학교에 흔한 과학실, 기술실 같은 것들은 없었다. 음악실은 1층짜리 건물 지하에 있었고, 미술실은 창고에 있었다. 
기술시간에 컴퓨터실에 가라고 했는데 컴퓨터실이 어디있는줄 몰라 상고 건물을 돌아다니다가 상고 누나들이 교내에서 담배피는 것을 보면 기겁을 하고.

어느날 비가 왔다. 비도 억수로 왔는지 1층짜리 기와집건물에 비가 샜다. 수업은 중단되고 그냥 집에 가라고 했다. -_-;; 1층짜리 건물이 아직도 왜 있는지도 의심스러웠다. 재단이사장 돈아까워서 건물 안짓는 것 아닌가? 하고

이 동네는 서울 토박이들이 사는 동네에 애들이 주택에 많이 거주를 하였다. 다 같은 초등학교 나와서 같은 중학교에 가는 한마디로 중학교 애들이 같은 동네에 사는 불알친구들이었다. 난 낄 곳도 없이 정말 외로웠다. 왕따를 당하고 싶지 않아도 왕따가 되었다.

정말 난 서울에서 중학교 다녔던 시절이 아주 끔찍하게 남아있다. 악몽을 꾼다면 중학교 전학가고 나서 친구들이 왕따시키는 것을 생각하고... 아주 지금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속담에, 서울은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곳이라고 했다는 것 처럼 멋도 모르고 서울와서 코 베이는 아픔을 맞이했다.

그러다 고등학교 뺑뺑이 돌려서 통지표가 왔을때...
나만 배재고등학교로 찍혔다. 다들 둔촌고등학교, 동북고등학교, 잠실고등학교로 찍혔던만...

정말 난 쾌재를 불렀다. 괴롭게 중학교 동급생들과 같이 고등학교 다니기 보다는 혼자 고등학교로 다닌 것이 좋았다.

고등학교 등록함과 등록금을 내야 해서 등록일날 배재고등학교 란 곳을 찾아가려고 했다.
배재고등학교 위치를 몰라서(난 서울로 온지 1년넘어서 대부분의 서울 지리는 잘 몰랐다.) 5호선 지하철타는 것을 상일동행이 아닌 마천행으로 잘못 타서 학교를 못찾아갈 뻔 했다.

고덕역에 내려서 학교위치가 어딘지도 모르고 돌아다니다가 이상한 건물을 봤다. 이게 고등학교 건물인지 신기했었다. 근데 내가 가야할 배재고등학교가 아닌 한영고등학교였다. 어쩐지 ..=_=;; 한영외고 차가 있다고 했다.

배재고등학교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이게 입구부터 장난이 아니었다. 왜이리 입구가 멀리있는지 거기에 아파트에 둘러싸여있으니 -_-;;
입구에서 들어가니 운동장이 너무크고.. 옆엔 이상한 건물이 있었고 들어가는데도 무슨 절차가 복잡한지 언덕까지 있었다.(중학교에 없던 스탠드까지 있다+_+)
입구에 들어가서 보니 학교가 엄청나게 컸다. 1층짜리 비오면 비새는 학교 다니가 이 학교로 왔으니 비교할 것이 따로 있지. 입구에 들어가서 친구끼리 온 애들로 교실은 부산하였는데.. 어떤 선생 나한테 너 혼자만 왔나고 친구 없나고 물었다. (그 선생은 1학년때 수학선생님이었다 -_-;;) 당연히 혼자왔는데 혼자왔다고 비딱하게 말했다 -_-;;

학교를 돌아다니니 정말 눈물이 났다. 이렇게 서울에도 교육 수준이 차이가 났는지..

예비소집일날 학교를 갔다. 학교에선 강당으로 가라고 했다. 강당은 정말 고등학교 시설인지 의심스러울 만큼 화려했고 난 그날 처음으로 기독교 학교에 역사가 120년 넘는 학교란 것을 알았다.

강당에서 앉아서 문화의 충격이라는 것을 받았다. 왜이리 아파트 단지애들은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배우고 있고 천호동에 사는 애들은 왜이리 1층짜리 비오는 비새고 아직도 난로를 때는 건물에서 공부하고 있고.

고등학교때엔 정말 혼자 다녔다. 같은 동네에서 학교 다니는 애들도 없고 방향도 다 나랑 달라서다.

고등학교를 고덕동으로 통학하면서 매일 D중학교를 보았다. 왜이리도 비교가 되는지 D중학교주위와 배재고등학교 주위를 보면 왜이리 다른지 배재고등학교 주변은 아파트 단지에 유흥가가 없다면 D중학교 주위는 주택에 조금만 가면 나오는 천호동 텍사스촌.

학교다니면서 빈부격차라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지금 내 주위 중학교 동급생 중에서 서울 시내에 제대로 대학교를 간 애들은 몇 안된다. 다들 지방대 아님 공고 나와서 일하거나. 등등

사촌여동생이 초등학교는 사립, 중학교는 강남에 다닌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글을 적어 본다.
이 시대에 누가 개천에서 용나나? 큰 강가로, 바다로 가야 용나지.
난 자식에게 이런 것을 물려주긴 싫다. 이렇게 나같이 쓰레기 학교를 다니게 하지 않을 것이다. 부의 세습도 교육이 말해주는 사회인데 머릿속에서 좋은 학교로 보내려는 학부모의 노력을 뭐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
뉴스에서 강남으로 애들을 못보내려고 난리인데. 그게 정상이거든. 어떻게 자식들을 사회 하층으로 떨어뜨려서 자식들을 원망시키게 할 부모가 어디 있겠나?
세상은 변했다.부의 세습이 교육으로 이뤄진다!

친척들이 모여서 중학교 어디 보낸다 이런 말 들을때 가슴이 쓰려서 이런 포스트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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