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고있는 책입니다. 저자인 공병호박사는 대표적인 시장경제주의자라고 하죠.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이 시대를 사는 누구나 느낄법한 막연한 걱정과 불안, 우려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있습니다. 대체로 비관적인 전망으로 한국의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듯합니다. 미래를 위한 준비에 대해 공동체와 기업, 개인의 측면에서 우리가 어떻게 미래를 맞아야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도 엿볼수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진짜 밥맛이 떨어지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더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 CEO들이 이 책에 공감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 시대에 누구나 느끼고 있는 막연한 걱정과 불안, 우려를 체계적으로 정리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주장하려 했나?
“지금 한국 사회는 2가지의 개혁을 선택할 수 있다. 하나는 좌파·진보적 개혁이고, 다른 하나는 자유주의적 개혁이다. 그런데 20세기의 100년간 우리가 배운 것은 바로 두번째의 개혁을 통해서만 번영을 구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거꾸로 가고 있다.”
― 요즘 한국을 지배하는 시대정신은 무엇이며, 또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요즘은 ‘남의 탓’ 시대정신이 풍미한다. 모든 원인을 외부로 돌린다. 가진자들, 많이 배운자들, 기업가들, ‘강남들’…. 하지만 세계적으로 바깥에서 원인을 찾는 국가가 잘산 적은 한 번도 없다. 반대로 자립 자존의 시대 정신, 개인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는 시대정신이 풍미하는 국가가 번영을 구가했다. 이런 시대정신이 풍미할 때 비로소 사람들의 행동은 모험적이고 도전적이며, 주도적이고, 외향적이 된다. 그렇지 않을 때 사회는 ‘부(否)의 제로섬(zero-sum) 게임’이 지배하게 된다.”
“정부로서는 사업하는 사람이 고객 아닌가. 그들에게 물어보라. ‘왜 지갑을 닫는가’라고 물으면 ‘불안하다’고 할 것이다. ‘왜 불안한가’라고 물으면 ‘예측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 무엇이’라고 물으면 비로소 ‘돈을 투자했을 때 회수가 가능한지, 재산권 보호가 가능한지 확신이 안 선다’는 대답이 나올 것이다. ”
― 한국의 미래를 이토록 어둡게 보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인가?
“이미 93년 정도부터였다. 배고플 때는 앞만 보고 달린다. 하지만 의식주가 해결되면 세계관과 가치관 등 ‘번영의 소프트웨어’가 결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 이럴 때 방향을 잘 잡아야 하는데, 결정적인 시기에 우리의 보수 진영은 자만에 빠져 쇄신을 하지 않았다. 경제학에 ‘경로의존성(path dependance)’이란 말이 있다. 어떤 제도 변화나 사건은 우연히 결정되더라도 한 나라의 운명에 두고 두고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예컨대 DJ정부 때 노사정위원회가 출범하는 것을 보고 큰일 났다 싶었다. 노사 관계에 네덜란드식 모델을 도입한다면서 굳이 유럽이 큰 비용을 지불한 그런 모델을 선택했다. 당장은 노사가 타협하고 근사해 보여도 앞으로 훨씬 많은 비용을 지불할 것이다.”
- 한국의 교육이 희망보다 낙담을 주고 있다고 했는데….
“세상은 변하는데 우리 교육은 수요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변화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이 때문에 아이들 미래를 국가에 맡길 수 없고, 조기 유학을 보내 자기 스스로 챙기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 ‘나눠먹기 정신’, ‘유사 사회주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 등 우리 사회의 문제점이 특히 젊은 세대들의 사고하지 않는 습관에 기인한다고 했는데, 왜 유독 한국에서만 이런 성향이 강한가?
“우선 한국인은 실용주의보다 명분이나 관념론이 강하다. 또 교육 평준화 이후 젊은층의 사유 능력이 크게 저하됐고, 여기에 인터넷이 등장함에 따라 내 의견 없이 ‘나도(me too) 주의’에 빠져 극단적 민중적 색채가 확산됐다. 원시적 본능에 호소하는 민중주의와 달리 시장경제주의 논리는 공부를 해야만 받아들일 수 있는데, 공부를 하지 않는다. 따라서 많은 생각들이 반(反)시장적 색채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경쟁의 물결이 휩쓸면서 많은 사람들이 낙오자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너도 1등이 되라’고만 하는 것은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자유주의적 개혁이 참혹하고 치열해도 어차피 세상은 바뀌었고, 여기에 적응하거나 포기하는 길 외에 대안은 없다. 옛날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더욱더 개방을 해서 잘하는 사람을 북돋우고 그들이 번 돈으로 빈자를 돕게 해야 한다. 신자유주의는 ‘세상을 돌릴 수 있다’고 하지만, 큰 오류이다. 인터넷을 어떻게 막고, 세계 각국이 저마다 무역자유협정(FTA)으로 시장을 통합하는 것을 어찌 막겠다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