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집에서 아픈 머리를 싸매고 과제를 하다가 몸 상태가 안좋아서 컴퓨터를 끄고 자려고 했습니다.

자려고 하다가, 중년의 큰 목소리의 외침이 들렸습니다. 그건 부모님 방에서 아부지가 가움을 벅벅 질러대시는 것이다.

부부싸움이 일어났나 했다가 (우리집에서 부부싸움을 거의 보질 못했다. 부모님 모두 성질이 급한 분들이 아니고 성격도 느긋해서 싸움이 나질 않았다.) 싸움도 아닌데 무슨 일인가 해서 이야기를 살짝 들어보았다.

아부지 : "니 으디길래 이 밤중에 지랄해쌌노?"
어무이 : "한밤중에 무슨 전화질이고?"
아부지 : "대구라고?, 대구서 서울사는 사람에게 전화질했나?, 아니 왜 나 한테 짜증내쌌노?"

......

.....

이거 들을려다가 저도 별일 아니다 싶어서 자버렸습니다.

일어나서 어무이에게 들어보니까, 아주 당황하더군요.
대구에 사시는 작은아부지가 술먹고나서 엉뚱한 집에 초인종을 눌렀다가 경찰의 신고로 잡혀가고 나서 아부지에게 전화를 했나 봅니다.
술에 취해서 경찰에 끌려가는 것을 KT텔레캅이 끌고 간다는 걸로 착각을 하여 KT계열사에 일하셨던 아부지에게 연락하면 아무래도 풀러나겠지라는 술기운에 연락을 했나 봅니다.
아부지가 연락 받고 나서 아주 당황한 나머지 대구 경찰서에 일하시는 고종사촌형들에게 연락하여 어찌어찌하여 풀러났다고 하더군요. 

어무이 : "니 작은아부지가 술쳐먹고나서 서울에는 사람에게 왜 난리는 치는지말이여. 니는 술쳐먹어도 저카지는 말그라"

나이를 먹어서도 술 자제력이 떨어질때 까지 먹을수가 있는지도 의문시되고, 친척들에게 폐를 끼치며까지 술꼬장을 부릴수가 있는지가 참.
세상 살다가 이런 일까지 경험을 해보았습니다. 아무리 어르신이라고 해도 저렇게 술을 드시면 어떻게 존경을 할수가 있을지가 궁금하네요.

작은 아부지의 행보를 보아하니, 술 조심을 해야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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