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게시판에 있는 글을 펌질 한 것입니다.
윤동주의 시 "별헤는 밤"을 패러디한 시랍니다.
이 것 기사로도 떳네요.^^
링크 : 중앙일보 7월 4일 기사
대학 생활을 해 보니까, 이 시를 보고 나서 그 느낌이 와 닿네요.


계절학기를 수강하는 여름에는
재수강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성적표 뒤 학점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성적표에 하나 둘 새겨지는 학점을
이제 다 못헤는 것은
학점수가 너무도 다양한 까닭이요,
계산이 귀찮기 때문이요,
헤아려봐야 밑의 평균과 다를 이유가 없는 까닭입니다.


A 하나에 기쁨과
B 하나에 안도와
C 하나에 씁쓸함과
D 하나에 괴로움과
F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학점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전공 수업때 대출을 해줬던 아이들의 이름과
카트라이더, 미니홈피, 스타크래프트
이런 이국단어들의 이름과, 폐인이 된 고시원 넘들의 이름과,
가난한 동기, 선배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현실과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A학점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궁금해
이 복잡한 학점이 내린 성적표 위에
내 이름자를 쓱 보고,
얼른 봉투 속으로 집어넣어버렸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마시는 넘들은
부끄러운 학점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계절이 지나고 나의 학점에도 족보가 먹히면
옥상정원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적힌 성적표에도
자랑처럼 A+이 무성할 게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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