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블로그보다 블로깅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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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블로그보다 블로깅이 더 중요하다.
웹칼럼니스트 readme
내가 처음 개인 홈페이지를 개설한 것은 1996년이었고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98년부터였다. 당시 신촌 대학가 주변을 중심으로 인터넷 카페와 PC방이 막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이용 요금도 그다지 비싸지 않아 홈페이지 작업은 주로 PC방을 이용했다. 홈페이지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포털 사이트의 디렉토리에 등록되는 것이었고 등록 완료 통보를 받은 날은 횡재나 한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돌아보면 내용보다는 디자인과 업데이트 작업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다. 만일 그때 블로그 같은 도구가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html로 작업해야 했던 개인 홈페이지들이 없었다면 아마 블로그도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블로그라는 편리한 - 물론 더 편리한 도구가 등장하겠지만 - 도구의 등장으로 개인 홈페이지 개설의 문턱이 예전보다 훨씬 낮아졌고 홈페이지 디자인이나 코딩에 소요되던 시간을 글쓰기에 할애할 수 있게 됐다. 나는 블로그가 기능적으로 개선되거나, 아니면 블로그보다 훨씬 더 쉽고 편리한 도구가 등장하여 이 낮은 문턱이 더 낮아져 아예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블로그 이전의 개인 홈페이지가 일정 시간을 투자한 이후에 ‘완료’된 어떤 결과물이었다고 하면, 블로그는 ‘현재 진행형’으로서의 내 일터, 내 독서노트, 내 메모장, 그리고 내 사상의 분실(分室)이 되고 있다.
나는 블로그에 올리게 되는 최종의 결과물보다는 그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거리를 지나며 문득 어떤 생각이 들었다면 이를 종이 수첩에 메모하고 이를 또 종이 노트에 옮겨 적으며 정리하고, 책에서 읽었던 비슷한 구절이 있으면 찾아서 인용하고, 블로그에 올릴 만할 정도가 될 때까지 다듬고 다시 읽어본 다음 어느 정도 모양새가 갖춰지면 아래한글 같은 워드 프로그램으로 일단 작성해서 또 한 번 교정을 하고 완성되면 블로그에 올리게 되는데 한두 달 전에 올렸던 글을 다시 읽어 보며 다시 수정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같은 주제를 가지고 온오프라인의 도구를 활용하다보면 자연스레 생각이 정리되고 때로 성취감이나 보람 같은 걸 느끼기도 한다.
블로깅을 하면서 바뀐 것 중 하나라면, 그동안 신문, 방송에 의존해 세상 소식을 듣던 방식이 블로그를 중심으로 재편됐다는 사실이다. 내 하루 일과는 먼저 이메일을 확인하고 다음으로 RSS 리더를 열어 관심 블로그의 최근 글을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난 집에 텔레비전이 없어 방송 뉴스도 못 보지만 대신 블로그만 봐도 최근의 이슈를 한 눈에 파악하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블로그를 1년 이상 운영하며 초창기의 생각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블로그가 논쟁과 토론의 장으로는 적당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서로 대면하지 않은 상태에서 토론하는 것의 한계랄까. 그래서 최근에는 양립하는 의견을 표출하는 토론의 도구로 활용하기 보다는 나와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과 얘기하고 의견을 나누는 기회의 장으로 쓰는 경우가 잦아졌다. 누군가 블로그에 관해 물어볼 때 나는 블로그가 됐건 아니면 다른 형식의 개인 홈페이지가 됐건 간에 일단 동기가 확실하고 또 꾸준히 운영할 여력이 될 때 시작하는 게 가장 좋을 것이라고 말해준다. 난 충분한 여력이 되고 꽤 열심히 블로그를 사용하는 편이다. 1년 반 이상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은 분명 ‘블로깅의 즐거움’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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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개인 홈페이지를 개설한 것은 1996년이었고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98년부터였다. 당시 신촌 대학가 주변을 중심으로 인터넷 카페와 PC방이 막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이용 요금도 그다지 비싸지 않아 홈페이지 작업은 주로 PC방을 이용했다. 홈페이지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포털 사이트의 디렉토리에 등록되는 것이었고 등록 완료 통보를 받은 날은 횡재나 한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돌아보면 내용보다는 디자인과 업데이트 작업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다. 만일 그때 블로그 같은 도구가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html로 작업해야 했던 개인 홈페이지들이 없었다면 아마 블로그도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블로그라는 편리한 - 물론 더 편리한 도구가 등장하겠지만 - 도구의 등장으로 개인 홈페이지 개설의 문턱이 예전보다 훨씬 낮아졌고 홈페이지 디자인이나 코딩에 소요되던 시간을 글쓰기에 할애할 수 있게 됐다. 나는 블로그가 기능적으로 개선되거나, 아니면 블로그보다 훨씬 더 쉽고 편리한 도구가 등장하여 이 낮은 문턱이 더 낮아져 아예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블로그 이전의 개인 홈페이지가 일정 시간을 투자한 이후에 ‘완료’된 어떤 결과물이었다고 하면, 블로그는 ‘현재 진행형’으로서의 내 일터, 내 독서노트, 내 메모장, 그리고 내 사상의 분실(分室)이 되고 있다.
나는 블로그에 올리게 되는 최종의 결과물보다는 그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거리를 지나며 문득 어떤 생각이 들었다면 이를 종이 수첩에 메모하고 이를 또 종이 노트에 옮겨 적으며 정리하고, 책에서 읽었던 비슷한 구절이 있으면 찾아서 인용하고, 블로그에 올릴 만할 정도가 될 때까지 다듬고 다시 읽어본 다음 어느 정도 모양새가 갖춰지면 아래한글 같은 워드 프로그램으로 일단 작성해서 또 한 번 교정을 하고 완성되면 블로그에 올리게 되는데 한두 달 전에 올렸던 글을 다시 읽어 보며 다시 수정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같은 주제를 가지고 온오프라인의 도구를 활용하다보면 자연스레 생각이 정리되고 때로 성취감이나 보람 같은 걸 느끼기도 한다.
블로깅을 하면서 바뀐 것 중 하나라면, 그동안 신문, 방송에 의존해 세상 소식을 듣던 방식이 블로그를 중심으로 재편됐다는 사실이다. 내 하루 일과는 먼저 이메일을 확인하고 다음으로 RSS 리더를 열어 관심 블로그의 최근 글을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난 집에 텔레비전이 없어 방송 뉴스도 못 보지만 대신 블로그만 봐도 최근의 이슈를 한 눈에 파악하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블로그를 1년 이상 운영하며 초창기의 생각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블로그가 논쟁과 토론의 장으로는 적당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서로 대면하지 않은 상태에서 토론하는 것의 한계랄까. 그래서 최근에는 양립하는 의견을 표출하는 토론의 도구로 활용하기 보다는 나와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과 얘기하고 의견을 나누는 기회의 장으로 쓰는 경우가 잦아졌다. 누군가 블로그에 관해 물어볼 때 나는 블로그가 됐건 아니면 다른 형식의 개인 홈페이지가 됐건 간에 일단 동기가 확실하고 또 꾸준히 운영할 여력이 될 때 시작하는 게 가장 좋을 것이라고 말해준다. 난 충분한 여력이 되고 꽤 열심히 블로그를 사용하는 편이다. 1년 반 이상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은 분명 ‘블로깅의 즐거움’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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