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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나한테 안돼"...블로그 vs 미니홈피

[아이뉴스24 2005-01-25 19:01]



2004년은 1인 미디어가 주인공인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05년 역시 1인 미디어의 열풍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인 미디어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블로그와 미니홈피...'싸이홀릭'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니홈피는 작년 각종 히트상품에 선정될 정도였다.

그렇다고 해서 블로그가 마냥 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의 사전 전문 출판업체인 메리암-웹스터(Merriam-Webster)가 선정한 2004 인기 검색어 1위에 선정될 정도로 관심을 끌었기 때문.

게다가 블로그는 2005년에는 미니홈피의 사용자를 앞질러 1인 미디어의 중심이 되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고 있다.

이런 블로그와 미니홈피, 두 서비스의 대표업체 담당자를 만났다.

블로그를 서비스 중인 네이버 블로팀 이석영 팀장과 미니홈피를 서비스하고 있는 싸이월드 서비스팀의 백승정 과장이 그들이다.

이들이 들려주는 블로그와 미니홈피의 2005년은 어떨까. (아래 내용은 두 사람을 따로 인터뷰해 재구성한 것)

◆ "너는 나한테 안돼!"

각 서비스를 내건 두 사람의 자존심은 대단하다. 상대가 갖지 못한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가며 보다 완벽한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의지 또한 높다.

이석영 : 물론 작년에는 미니홈피가 압도적으로 사용자를 확보하기는 했죠. 그러나 2005년은 '블로그의 해'입니다. 다양한 분야, 넓은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최적의 툴이 블로그니까요.

가치 있는 정보를 생산하는 일에 사용자가 더 큰 보람을 느끼게 될 겁니다.

백승정 : 정보 위주의 블로그는 사람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데 그칠 수 있죠. 미니홈피는 다릅니다. 우선 1촌이라는 인맥이 중심이 되다보니 '사람'이 먼저 보이거든요.

게다가 미니홈피 안에도 충분히 정보를 담을 수 있습니다. 사실 블로그에서는 정보만 취하고 '나'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도 생길 수 있지 않을까요.

이석영 : 블로그가 무조건 정보 위주로만 운영되는 것은 아닙니다. 얼마든지 신변잡기적인 내용을 다룰 수 있고 덧글을 통해 안부도

전할 수 있지요.

미니홈피는 실명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아직 사생활 침해와 같은 불안 요소를 아직 안고 있죠. 팝업이다 보니 크기의 한계도 있습니다.

백승정 : 사생활 침해에 대한 불안요소는 새로운 기능과 관리로 보완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히려 미니홈피는 실명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스팸성 덧글'이나 '악의적인 멘트'가 없는 깨끗한 공간이 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이석영 : 블로그가 익명으로 운영되는 것에 우려해 본 적은 없습니다. 채팅처럼 한 순간에 이야기가 오고가는 공간은 아니기 때문이죠.

내 블로그를 걸고 덧글을 달기 때문에 그것을 악의적인 덧글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의견이 교환되는 모습이라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 "이 정도는 돼야 주인공"

서비스 기획자가 바라보는 서비스의 최대 강점은 무엇일까.

백승정 : 블로그와 미니홈피는 우선 느낌부터 다릅니다. 블로그가 책을 빌리기 위해 도서관에 다녀오는 느낌이라면 미니홈피는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느낌이랄까요.

미니홈피에서는 사람에 대한 관심을 쉽게 표현할 수 있죠. 따라서 '관계'가 더욱 돈독해집니다.

이석영 : 블로그에는 더 넓은 세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남극 세종기지 대원의 블로그를 방문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블로그를 방문하는 것만으로 블로거는 쉽게 얻을 수 없는 가치와 경험을 얻게 되는 겁니다.

◆ "이런 기능, 못 따라올 걸?"

블로그와 미니홈피의 기능은 날로 강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로의 좋은 기능을 취하다보니 블로그와 미니홈피가 후에는 별반 다를 바 없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될 정도.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서비스에 분명 서로 따라올 수 없는 기능과 강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석영 : 블로그에는 '기회'가 있습니다. 검색과 연동되기 때문에 같은 주제에 대해 관심있는 '통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거죠.

또한 메인 서비스코너에 존재하는 따끈한 새 포스트와 랜덤 블로그 기능 등을 통해 관심의 영역을 확장시킬 수도 있습니다.

백승정 : 미니홈피에도 랜덤 방문 서비스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미니홈피의 장점은 '1촌 파도타기'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친구의 친구, 지인의 친구 등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을 통해 인맥 확장이 가능하죠.

이석영 : 블로그는 사용 연령대가 다양합니다. 미니홈피보다는 폭이 넓죠. 관심사를 중심으로 꾸며지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백승정 : 미니홈피 역시 세대를 확장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 사용 연령대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죠. 또한 연령대가 높아도 쉽고 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보강하고 있습니다.


열혈 블로거 박주희씨

흔히 미니홈피를 선호한다는 20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열혈 블로거임을 자처하는 박주희(24)씨.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그에게 블로그는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이다.
"우선 블로그는 사용하기 편리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인터페이스, 형식을 다 바꿀 수 있거든요. 저는 사진을 직접 찍고 그에 맞춰 이야기를 쓰는 형식으로 블로그를 꾸미고 있는데 모든 편집을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이 블로그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죠.

게다가 블로그에서는 새로운 사람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도 쉽습니다.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블로그를 왕래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만남을 갖게 되는 거죠.

오프라인에서 만나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아요. 서로의 관심사를 알고 나눌 이야기도 많으니까요. 2월에 유학을 갈 예정인데 얼마전에는 같은 계획을 가진 블로그 이웃을 만나 서로 정보를 교환하기도 했죠."





싸이홀릭 서해운씨

플로리스트인 서해운(26)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싸이홀릭이다. 싸이월드 하루 방문자 수가 200명을 넘을 정도. 그만큼 그의 미니홈피에 대한 애정도 대단하다.
"사실 남자들은 작은 일 하나로 연락하거나 친구들을 챙기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니홈피를 통해서는 그게 가능하죠. 친구들 사이의 친밀감이 친해진다고나 할까요.

미니홈피는 또한 실명제라서 믿을 수가 있습니다. 친구의 친구나 일촌의 친구들까지 인맥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죠. 모두 내 인맥에서 출발하는 것이니 신뢰가 생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플로리스트 일을 하고 있는데 미니홈피에 제가 만든 작품을 사진으로 전시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그 사진을 보고 꽃 목걸이를 만들어 달라고 의뢰해 온 경우도 있었습니다. 미니홈피를 통해 저와 제 일을 확실하게 알린 셈이죠."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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