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부터 지금까지 어무이의 청력을 의심하였다.
청력이라고 해야할까??? 글 쓰는데 단어를 유심히 써야하는데 말이다. (오해의 여지가 있을까봐 걱정이다.)

어무이의 귀는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대단하다고 느낀다.
어떤 사람들의 말투만 들으면 바로 고향을 맞추니 말이다.(단, 경상북도와 대구에서만 통한다. 경상남도와 부산은 싸그리 부산쪽이겠지 라고 치부를 한다.-_-;;)

어릴때, 대구에 기차타고 갔을때였다.
그땐 서울이 엄청나게 크고 대단하다고 착각을 할 정도의 경기도에 태어난 내가 난생 처음 서울역으로 갔을 때였다.
아부지 친구분이랑 서울역에서 경부선 열차를 타고(그땐 돈 문제로 무궁화열차를 탔었다) 내려가는데 아부지 친구분 아내분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계속 이야기 하다가..."ㅌㅌ군에서 오시지 않았습니까?" 해서 나도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어릴때 TV를 보다가 드라마에서 사투리가 나왔다.
사투리를 듣고 나선 어무이 曰 : "어디 말씨인지 모르겠다. 경남, 경북 다 섞이고 말투가 엉망이네"
(집에서 이뤄지는 말들은 경상북도 김천시, 구미시 쪽 억양으로 해야 제 맛이 난다 -_-;;)

경기도 성남에서 초등학교 다닐때 였다.
주위 분들은 전라도 분들이 많아서 선거때면 "김대중 어르신 연설하는것 보숑", "아따, 어르신께서 대통령 후보로 나왔구마잉", 등등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들을 들을수가 있었다. 그 가운데 어느 한 아줌마가 경상도 말투를 좀 쓰는 것였다.

어무이는 계속 같은 경상도라고 재미있게 이야기 하다가 "안동에서 오지 않았습니까?"
아줌마 曰 : "어떻게 아셨나요?"
어무이 曰 : "들어보면 알지 않습니까?"
(이야기는 제가 표준말로 써서 그렇지, 경상북도 억양으로 해야 그 느낌이 납니다 -_-;;)

서울로 이사와서 강동구의 아주 가난한 사립 D중에 전학갔을때였다.
그 당시 초등학교 다니던 내 여동생과 같은 아파트 12층에 어느 여자애가 같은 초등학교에 전학가게 되었다.
반갑게도 여자애 학부모님은 경상도 분이였었다.
말투를 들어보니 내가 들어봐도 딱 알겠더라..."부산아지매"
부산에서 오신 아줌마, 어무이가 출신이 물어보기 전에 부산쪽이라는 것을 이미 알았나 보다.

어무이가 서울로 이사와서 새로운 교회에 갔을때였다.
같은 아파트에 권사님이 산다고 친하게 지냈는데,
어무이 : "권사님, 안동쪽에서 오셨나여?"
권사님 : "어떻게 알았지요?"
대단하신 어무이-_-;;

내가 어무이에게 물어 본 적이 있었다.
내 : "어무이, 어떻게 경상도 어디라고 말투만 들어도 다 압니껴?"
어무이 : "다 들어보면 알지"
내 : "어떻게여?"
어무이 : "어디 나왔는지 말투가 다 나온걸 어째"
내 : "-_-;;"


말투만 듣고도 경상도 어디 출신인가를 알아 맞추는 어무이가 대단하십니다.(단 경상북도에서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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