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인 일요일 밤 즈음.
비가 내리다 말았던 일요일날 밤. 다행이도 비가 내리지 않아서 우산 과 책을 들고, 강동도서관 책을 반납하러, 길동역을 지나게 되었다.
비가 오는 일요일 밤이라 거리엔 사람이 거이 없었고, 길동역근처에서 웬 아가씨와 아주머니 2명 일행이 나를 보고는 "잠시만요. 시간 있으세요? 복이 많으시네요 길좀 물어볼께요" 라고 물어봄.
이거 딱 보니 "도를 아시나요?"의 사이비종교집단에서 온 사람 같아서 나는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하며 이동네 사람이 아닌 것을 알렸다.
"지는 이 동네 사람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심니더"
그리고는 시계를 보고 약속에 늦은척하고 빠름걸음으로 횡단보도를 걸었다. 도서관 문 닫는 시간이 있다보니 문닫는 시간까지 가서 책 반납하는 것도 있다보니 빠름걸음으로 가게 되었음.
횡단보도에서 신호 기다리는데, 뒤에서 "저기요 말을 듣고요, 상당히 복이 많으세요. 그건 사실이구요"라는 말이 들려왔다.
길동역 근처에서 "복이 많이세요"란 말 했던 아가씨가 뛰어 왔더군요 -_-;;
정말 소름이 끼쳐올랐습니다. 저 사람들 설마 일행중에 다른 곳에 숨겨진 남자가 날 납치하는 것 아닌가 하는 망상이 펼쳐짐과 동시에 난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것인지에 대한 생각으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결국 횡단보도를 건너고는 뒤를 보지도 않고 강동도서관으로 뛰어갔습니다 -_-;;
강동도서관에서 책을 반납하고는, 귀가길이 걱정되었습니다. 도를 아십니까 하는 사람들 다시 마주칠 것이 뻔했거든요.
도를 아십니까 하는 사람을 보지 않기 위해, 귀가길에 길동시장에서 우회하여 천호대로 큰 길로 집에 겨우 들어갔습니다.
서울 생활 13년째, 서울에서 밤길을 걷다 이렇게 무서운 적은 처음이였고, 만약에 제가 여자였으면 112에 신고하고 겁이 나서 택시 타고 귀가하고 밤길에 돌아다지니 못할것입니다.
종로나 건대앞에서 "도를 아시나요?"나 코앞에 있는 장소를 가지고 "여기 어디있나요?" 식으로 물어보는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사투리 쓰고 잘 모른다하고 그냥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2주전 일요일 밤 길동역 근처에서 "복이 많으세요"라는 2사람를 만나고 나선, 주위 사람들이 거의 없을때에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면 그냥 뛰어 도망가는 것이 상책이다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날 이후로, 혼자서 밤길 걸어다니다 뒤에서 누군가 따라올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고는, 혼자 밤길 걷는것이 정말 무서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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