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와「공산주의자들」
Richard Stallman (FSF)
200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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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ET 뉴스닷컴이 빌 게이츠에게 소프트웨어 특허에 관해 물었을 때, 그는 다른 법들을 함께 언급함으로써 이슈를 모호하게 만들면서 주제를 ‘지적 재산권’으로 바꿔버렸다. 그 다음 게이츠는 이런 모든 법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는 공산주의자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인은 공산주의자는 아니지만 소프트웨어 특허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따라서 빌 게이츠의 이 발언은 바로 본인을 겨냥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누군가 ‘지적 재산권’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해서 자신이 헷갈리고 있거나 또는 청자들을 혼동하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용어는 저작권법, 특허법 그리고 다른 여러 법안들을 한데 뭉뚱그린 것이지만 각 법안들의 요구사항과 그 효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 왜 게이츠씨는 이런 이슈들을 모두 함께 묶으려 하는 것일까? 그가 ‘희미하게’ 만들려 한 그 차이점들에 대해 이제부터 알아보자.

자,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결코 저작권법에 대항해 무장봉기한 게 아니다. 왜냐면 프로그램 개발자는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저작권을 당연히 자신이 갖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머들이 코드를 직접 작성하는 한 누구도 코드에 대한 이들의 저작권을 빼앗아가지 못한다. 즉 낯선 이가 프로그래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위험사태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특허는 다른 문제다. 소프트웨어 특허는 프로그램이나 또는 코드 자체를 보호하지 않는다. 특허는 방법론, 테크닉, 기능, 알고리즘 등 아이디어를 보호한다.

대형 프로그램 개발 작업은 결과적으로 수천개 아이디어를 묶는 것이며, 비록 이 중 몇 개는 새로운 것일지라도 이것들을 제외한 다른 부분들은 담당 개발자가 이전에 보았던 다른 소프트웨어에서 참조했을 것이다. 만약 이런 각각의 아이디어가 누군가의 특허사항이 된다면 모든 대형 프로그램들은 수백개 특허를 침해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대형 프로그램 개발 그 자체가 수백가지 소송에 휘말릴 수 있는 위험에 자신을 노출시킨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즉 소프트웨어 특허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그리고 그 또한 소송의 피고가 될 수 있는 사용자들에게 있어 위협 요소가 되는 것이다.

몇몇 운 좋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은 대부분의 위험요소들을 회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이른바 ‘메가 기업’으로, 각자 수천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서로 교차 라이선스 관계를 맺고 있다.

이는 이 업체들과 똑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입장이 아닌 작은 기업들에 대해 우월한 권리를 부여하게 된다. 바로 이 부분이 메가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특허에 로비를 하는 보편적인 이유인 것이다.

현재 MS는 수천개 특허를 보유한 메가 기업이다. MS는 법정에서 MS 윈도우의 주요 경쟁상대가, 자유 소프트웨어인 GNU/리눅스 운영체제를 의미하는 ‘리눅스’라고 말한 바 있다. 유출된 MS의 내부 문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GNU/리눅스의 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해 소프트웨어 특허를 활용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이츠씨가 스팸 문제에 대한 자신의 솔루션을 과장광고하기 시작할 때, 본인은 이런 행동이 네트워크의 통제권을 장악하기 위해 특허를 활용하려는 계획이 아닌가 의심했다. 충분히 그럴만한 게 MS는 지난해 IETF에 특허를 따내려 노력 중인 메일 프로토콜을 표준안으로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 프로토콜의 라이선스 정책은 자유 소프트웨어 전체를 용납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이 메일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든지 자유 소프트웨어나 GNU GPL, MPL(Mozilla Public License), 아파치 라이선스, 그리고 BSD 라이선스들과 다른 것들에 근거해 출시될 수 없다.

IETF는 MS의 프로토콜을 거부했지만 어찌 됐든 MS는 주요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이 프로토콜을 도입하게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다.

특허낸 표준 거부하는 인터넷, 공산주의의 산물?
게이츠씨 덕분에 우리는 이제 누구나 구동할 수 있는 프로토콜로 운영되는 개방형 인터넷이 사실은 공산주의에 근거한 것임을 알게 됐다. 그러니까 인터넷은 아주 유명한 공산주의의 앞잡이인, 미 국방성이 만들어낸 셈이 된 것이다.

MS는 시장에서 개가를 거두면서 프로그래밍 시스템에 대한 자신의 선택을 실질적인 업계 표준(de-facto standard)으로 강요할 수 있게 됐다. MS는 이미 몇몇 닷넷 구현 방법론의 특허를 신청한 상태이며 이로 인해 수백만 사용자들의 근심거리에서 이젠 정부 차원의 문제가 된 MS 독점에 대한 우려를 다시 유발시키고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독점을 의미하고 있다. 최소한 게이츠 스타일의 자본주의는 그렇다. 게이츠 씨는 모든 사람들이 프로그램에 대해 자유로우며 복합적인 소프트웨어를 작성할 때도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말로 바로 공산주의자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공산주의자들은 알고 보면 MS의 이사실에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 여기 빌 게이츠가 지난 1991년 자사 임직원들에게 말한 내용이 있다.

“만약 사람들이 현존하는 아이디어들을 고안하고 특허권을 취득했을 때 그 특허권의 양도 방법을 이해했더라면 오늘날의 컴퓨팅 업계는 완전히 정지상태가 됐을 것이다. 출발선상에 있는, 자체적으로 특허를 보유하지 않는 기업들은 얼마인지에 상관없이 대기업들이 부과하기로 맘먹은 특허 사용 가격을 치루도록 강요받았을 것이다.”

자, 이제 게이츠 씨의 비밀은 만천하에 드러났다. 그 또한 공산주의자였던 것이다. 게다가 그는 소프트웨어 특허가 해로운 것이라는 점도 인식하고 있었다. MS가 이러한 거인들 중 하나가 될 때까지는 말이다.

이제 MS는 소프트웨어 특허를 이용해 본인과, 독자들을 포함한 일반 사용자들에게 자신이 결정내린 가격을 부과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여기에 반대한다면 게이츠 씨는 우리를 ‘공산주의자’라 지칭할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호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자유 정보 인프라스트럭처 재단(ffii.org) 을 방문해 유럽의 소프트웨어 특허 반대 움직임에 동참하길 바란다. 우리는 우익 성향의 유럽의회의원들이 우리를 ‘공산주의자’로 간주함에도 불구하고 유럽 의회를 설득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여러분의 도움이 있다면 우리는 다시 한 번 개가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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