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범우사 홈페이지(
www.bumwoosa.co.kr)
無所有 - 法頂 著
汎友社 汎友文庫002책소개* 1984년 이달의 청소년도서 서정
* 1985년 새마을문고 중앙회 선정도서
* 1986년 "사랑의 책보내기"선정도서
* 1990년 서울시립남산도서관 독서권장도서
* 1996년 새마을문고 중앙회 선정도서
法定의 에세이 精神은 심산유곡의 佛心, 고색창연한 불교 신앙을 오늘의 이 현실, 끊임없이 사랑과 증오의 사상으로 갈 등을 일으키는 이 세계로 끌어내온 것이다. 그는 전통신앙으로부터 거의 절연된 현대의 思想市場에 새로 옷 입힌 佛敎의 정신을 우리 앞에 내놓는다.
그의 글들은 대부분 짤막하여 日常 내지 세속잡사(世俗雜事)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이 편린들을 통해 새로이 발견하는 佛敎의 현대적 모습이다.
그를 통해 나타나는 불교는 체념과 도피, 초속(秒速)과 허무(虛無)의 그것이 아니라 참여하고 괴로워하며 비판하고 사랑하는 불교의 모습이다.
그것은 이 세계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경이롭게 바라보고 자기 삶의 확대로 체득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다.
절의 뜻에 핀 양귀비를 보았을 때 느낀 다음과 같은 정서는 이 세계의 가장 내밀한 부분과 동정하는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다.
목 차 저(역)자 약 력 (1) 저자 :
법정 저서 : <영혼의 모정><서있는 사람들>외 다수
역서 : <진리의 말씀><불타 석가모니>외 다수
기타 서평 2001년 7월 6일 한국일보
[스테디 셀러] 법정스님 수필집 '무소유'버릴수록 얻는다고 했다. 무엇인가를 가지려 할 때 거기 얽매이는 탓이다. 설레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소유한 것이고통스런 집착으로 바뀌는 것.
법정 스님(66)은 수필집 ‘무소유’에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것”임을 깨닫고, “나는 하루 한가지씩 버려야겠다”고 다짐했다.
버리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 버린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과 달리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갖지 않게 되는 순간이 바로 온 세상을 갖는 순간이다.
1976년 범우사에서 출간된 ‘무소유’는 금전과 소유가 최고의 미덕인시대를 비집고 스테디셀러 중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최근 3판 30쇄(통쇄 104쇄)를 찍었으며 100만부가넘게 팔렸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이 책이 아무리 무소유를 말해도 이 책만큼은 소유하고 싶다"
-김수환 추기경-
[무소유] 발간 25주년 기념 개정판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이 쓰이게 된다.
따라서 우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
-본문 중에서-법정 스님은 침묵과 무소유의 철저함으로 이 시대의 가장 순수한 정신으로 꼽히고 있는 지성이다.
법정 스님은 지금 강원도 산골에서 화전민이 살던 오두막을 빌려 '선택한 가난한 삶'을 살고 있다.
스님은 1992년 4월19일 17년간 지내온 전남 승주 조계산 중턱 불일암에서 내려와 전기도 전화도 들어오지 않는 산골짜기 강원도로 들어갔다.
출가하는 마음으로 불일암을 따났다는 스님은 밤에 촛불과 등잔 밑에서 책을 읽거나 자연의 소리를 듣다보면 우리가 문명의 이기에 너무 길들여져 정말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채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스님의 거처는 해발 800미터에 자리잡고 있어 11월이면 얼음이 얼기 시작하는 오지의 중의 오지로 5월 중순경에야 봄이 온다. 1954년 효봉선사 문하에 입산 출가한 스님은 빼어난 문장가로 알려져 있다.
스님의 수필집 '무소유'로 해서 이 말이 단순히 국어사전에나 있는 사전적 낱말의 차원을 넘어 '무소유 정신'이라는 말로 이 시대에 다시 살아나 현대인들의 마음에 자리잡고 있다.
스님은 1996년 10여년의 고사 끝에 3공화국 시절 정재계 거물들의 사교장으로 이름을 떨쳤던 서울 도심의 대원각을 시주받아 길상사로 이름짓고 이 시대를 한국불교를 상징하는 기념비적 수도 교화 봉사의 도량으로 거듭나게 했다.
스님은 현재 이 절의 회주를 맡고 있다.
영혼을 맑게 해주는 스님의 수필집에는 「물소리 바람소리」 「서있는 사람들」 「산방한담」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버리고 떠나기」 「텅 빈 충만」 「산에는 꽃이 피네」 등이 있다.
무소유는 어떤 책인가 나무 한 그루 베어 내어도 아깝지 않은 책
1976년 4월에 처음 나온 이후 초판 16쇄, 2판 63쇄를 찍었고, 이제 3판이 깔끔한 양장본으로 우리 곁에 다시 다가온 법정의 수필집 「무소유」는 어떤 책인가.
지금까지 모두 300만 부 가까이 팔렸다니 그 천문학적 숫자를 기록한 '무소유'-.
김수환 추기경은 "이 책이 아무리 무소유를 말해도 이 책만큼은 소유하고 싶다"고 말했고, 윤구병 변산공동체 대표는 "무소유는 공동소유의 다른 이름이다. 나무 한 그루 베어 내어도 아깝지 않은 책"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무소유」에는 모두 35편의 맑은 글이 실려 있다."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번쯤 생각해볼 말씀이다. 아무 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
우리 시대는 소비의 시대이며, 소유의 시대다. 소유의 즐거움 속에 파묻혀 산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은 '버림'으로써, 소유하지 않음으로써 가능하다는 내용을 담은 이 책은 소유하고싶은 욕망만큼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온다.
소유하고싶은 욕망은 잔뜩 커져만 가는데 행복은 자꾸만 멀어져 가는 인간사는 어쩌면 어처구니없어 보이지만 그 단순한 진리를 우리는 모르고 산다.
바로 이 책의 매력은 이런 단순한 진리를 거창한 언어에 기대지 않고, 그저 일상의 삶에서 구하고 있다는 데서 더욱 심금을 울린다. 요즘도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찾고 있다고 한다. 이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만큼 각박하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무소유」는 단편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태준의 수필집 「무서록」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쓰여있어 맑은 샘물을 마시는 듯한 기쁨을 선사하는 수필집이다
동아일보 '책과 사람' 1999년 9월18일자법정 스님 '무소유' 개정판 펴내강원도 산골에 은거중인 법정스님(64)이 이 가을 자신의 첫 저서인 ‘무소유’를 새롭게 꾸며 내놓았다.
하안거(夏安居)후 모처럼 서울 나들이를 한 스님을 최근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만났다.
76년 첫 출간된 이 책은 그동안 80쇄 80만부를 돌파하며 낙양의 지가를 올린 스테디셀러.
문고판 수필집으로는 드물게 대학의 교재로 사용되기도 했고 선물용으로 가장 인기를 끈 책이기도 했다.
책을 읽고 스님에게 감사의 글을 띄운 뒤 출가(出家)한 사람도 있었다.
"책을 낼 때만 해도 이처럼 많은 사람이 이토록 오래 읽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당시만해도 '무소유'란 말이 아주 낯선 단어여서 한문으로 제목을 달았던 기억이 납니다."
'소비가 미덕이고 소비자는 왕이었던 시대'에 이 책이 이처럼 널리 읽혔던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사람들이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요, 예나 지금이나 우리 사회가 본질적으로는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개정판은 무엇이 바뀌었을까.
"'내용'은 그대로 두고 '표현'을 다듬었습니다. ∼것이다, 그러니까, ∼해버렸다 등의 낡은 표현을 오늘의 문체에 맞게 고쳤습니다. 판형도 4x6 양장본 크기로 바꿨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이 "이 책이 아무리 무소유를 말해도 이 책만큼은 소유하고 싶다"는 추천사를 써보냈고 도올 김용옥은 "갠지스 강들에 가득찬 모래알 만큼의 칠보(七寶)공덕이 못미치는 무소유 지혜"라고 상찬(賞讚)했다.
윤구병 변산공동체대표는 "무소유는 공동 소유의 다른 이름이다. '나무 한 그루 베어 내어 아깝지 않은 책"이라는 소감을 보내왔다.
스님의 속가 상좌(俗家 上座)인 시인 류시화가 개정판 기획 진행을 꼼꼼하게 거들었고, 판화가 이철수가 제자(題字)와 표지 컷을 만들었다
. 출판사 측은 "'무소유'초판본을 가진 사람에게는 개정판을 무료로 우송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02-717-2121(범우사)
-오명철 기자
문화일보 97년 4월 16일자 38면 문학성과 불교적 지성…출판가 '함성없는 혁명'로베스 에스카르비는 그의 저서 '책의 혁명'에서 "문고판의 출현은 책의 혁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976년 4월 첫 출간된 법정의 수필집 '무소유'는 국내 출판가에 '함성없는 혁명'을 일으킨 책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고판인 이 책이 세상에 나온지 21년째인 97년 4월 현재 21or50만부(3판 52쇄)라는 판매기록도 기록이려니와 그 영향력 또한 가히 '혁명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1913년 최남선에 의해 선을 보인 육전소설을 국내 문고판의 효시로 본다면, 63년만에 문고판이 '책의 혁명'을 달성해 낸 것이다.
영국 보다 1백90여년, 미국 보다 80여년 늦은 것이기는 해도 '무소유'가 올린 기록은 대단하다.
수필이 갖는 세련된 문학성과 불교적 지성이 평이한 말로 용해돼 담긴 이 책은 비록 문고한이지만 대중에게 끼친 영향력은 그 어떤 호화 장정판보다 크다 하지 않을 수 없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범쯤 생각해 볼 말씀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역리이니까."
불승이기도 한 저자 저자 법정이 "내게는 소유가 범죄처럼 생각된다"라는 마하티마 간디의 말을 인용하면서 쓴 글이다.
1970년대 중반 40원짜리 라면이 허기진 한국인의 배를 채워 줬다면, 3백원짜리 문고판 '무소유'는 정신적 허기를 메워 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님이 쓴 책이지만, 입산속리 하여 면벽좌선 하면서 얻은 난해한 불교적 진리를 설파하지 않는다.
버스를 타고 가다, 조조할인 극장에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느낀 단상을, 또는 다락같이 치솟는 아파트값을 걱정하면서 세속의 목소리로 토해 놓은 글들이다.
'무소유'가 처음 나와 16쇄까지는 25편의 수필을 담았으나 85년부터 '신시-서울' 등 10편의 수필을 보태 출판했다. 표지도 세 번 바꿨으며, 책값도 82년까지는 3백원, 그후 90년까지는 1천원, 지금은 처음의 4배나 되는 2천원으로 올랐다.
재미있는 현상은 이 책이 최근 갑자기 눈에 띄게 잘 팔린다는 것이다. 하루에 5백권 이상 팔린단다. '소유가 범죄처럼 생각된다'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려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일까. 책의 판매고가 사회의 병리적 현상을 잘 시사하고 있다.
-노영대 기자
<한겨레신문> 92년 8월12일자'버림'과 '사랑'의 기르침 설파"우리들은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범우 에세이문고'의 두 번째 책으로 세상에 나온 것은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인 76년이다. 당시 280원하던 책값은 그 사이에 '크게' 올라 지금은 1천원이 되었다. 하지만 그 가격은 아마도 요즘 책값의 하한선이 아닐지.
다방의 커피 한잔 값도 안 되는 이 돈으로 마음에 드는 책 한권을 살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문고본의 큰 미덕인 것이다.
그러나 「무소유」가 16년 동안 50쇄를 거듭하며 30만여권이 팔려나간 것은 싼 책값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표제글인 '무소유'를 비롯해 이 책에 실린 35편의 글이 설파하는 '버림'과 '사랑'의 가르침이 욕심과 미움으로 찌든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안식처를 마련해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세속의 인연과 소유물을 훨훨 털어버리고 출가한 불승의 몸으로서 선물로 받는 난초 두분을 애지중지 키우다가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깨닫고 그 난초마저 남에게 주어버리는 그의 자세는 '버림'의 참된 경지를 보여준다. "인간의 역사는 소유사"라거나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식의 통찰은 다소 비현실적으로 들릴지 몰라도 적어도 진실의 일단을 적시하고 있다.
법정 스님은 '참여하는 불교인'이기도 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종교인이 과거처럼, 부동자세로서 청산백운이나 바라보며 초연하려 한다면 그런 종교는 없는 것만도 못할 것이다. 일체 중생이 부딪치고 있는 문제는 곧 종교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승인 그가 현실에 참여하는 방식은 드센 고함소리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사랑과 자비의 부드러운 힘이다.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든 것은 무쇠로 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임을 그는 믿고 있다.
"모국어에 대한 애착 때문에" 이 나라에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할 만큼 그의 글은 아름답다. 포스트모더니즘에다 '혼성모방'이 운위되고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스타일이 이 땅의 젊은 작가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이즈음 짧은 문장이 이어지면서 빚어내는 그의 글은 참된 우리글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모범적으로 보여준다.
「무소유」가 갖추고 있는 이런 여러 가지 덕목으로 해서 법정 스님은 특히 많은 여성팬을 확보하고 있다. 이 책을 낸 범우사에는 지금도 한 달에 십여건씩 법정 스님의 거처를 묻는 전화가 걸려오며 '팬레터'도 쇄도한다고 이 출판사 사장인 윤형두 씨는 말한다.
-최재봉 기자
<현대불교> 99년 9월 22일자하루에 한편 또는 이틀에 한편씩 읽는 책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책으로 단연 <무소유>를 빼놓을 수 없다. … 윤형두 범우사 대표는"꾸준히 판매되고 있지만 경제가 어렵거나 금전과 관련된 사회문제가 대두될 때 가장 많이 찾는다"며 "빈부의 격차가 없어지고 부처님께서 염원하는 정토사회가 이뤄질 때 이 책은 사문화 될 것이다"고 말했다.
… <무소유>는 하룻밤에 다 읽는 책이 아니다. 하루에 한편, 아니면 이틀에 한편씩 읽도록 꾸며졌다.
중앙일보 2004년 3월 6일자지난 2일 범우사 윤형두 대표는 법정 스님의 전화를 받고 무척 기분이 좋았다. 스님이 그의 대표작인 『무소유』를 문고본으로 복간하는 데 동의했기 때문이다. 윤대표는 한 달 전 스님에게 『무소유』를 문고로 다시 내는 걸 요청하는 편지를 썼었다. 복간본은 이달 말 서점에 나올 예정이다.
『무소유』는 범우 에세이 문고 시리즈의 2번이다. 하지만 1999년 이후엔 단행본 형태로만 팔렸다. 200종으로 구성된 문고 시리즈에 '이빨' 하나가 빠졌던 것. 그간 출판사에는 이를 채워 달라는 독자의 요청이 줄을 이었다. 덕분에 『무소유』를 더욱 저렴한 가격에 읽을 수 있게 됐다. 단행본이 6000원인데 비해 문고본은 2800원이다.
『무소유』는 76년 4월 문고 형태로 처음 선보였다. 당시 시리즈 1번은 피천득씨의 『수필』이 기록했다. 이후 『무소유』는 법정 스님의 동의어로 여겨질 만큼 우리 시대 불변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지금까지 대략 250여만부가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무소유』는 법정 스님의 두번째 책이다. 스님은 73년 『영혼의 모음』이란 수필집에 '무소유'를 발표했으나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고, 3년 뒤 『무소유』란 타이틀로 새 책을 내면서 각광받기 시작했다. 지금도 한번 찍을 때마다 1만부를 발행할 만큼 기세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러면 『무소유』는 어떤 내용일까. 책에는 모두 35편의 담백·명징한 수필이 실려 있다. 대표작은 물론 '무소유'다. 3년 간 애지중지·애면글면 길렀던 난초를 놀러온 친구에게 안겨준 스님이 난초에 대한 그의 집착을 돌아보면서 소유욕에 따른 개인·사회·국가 간의 '싸움'을 참회하고 있다.
『무소유』는 지난 30여년 한국 사회의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했다. 사막의 열기보다 더 뜨겁게 경쟁 일변도로 치달아온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그늘을 제공했다. 이것저것 내 몫 챙기기에 바쁜 우리들이 비록 실천은 하지 못하더라도, 한번쯤 가보고 싶은 그런 마음의 평화를 노래했다. 도피적이든, 아니면 창조적이든 '크게 버린 만큼 크게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제시한 것이다.
"이 책이 아무리 무소유를 말해도 이 책만큼은 소유하고 싶다"(김수환 추기경), "나무 한 그루 베어내어도 아깝지 않은 책"(윤구병 변산공동체 대표)" 같은 칭찬도 받았다. 출판사에선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돈 문제로 옥고를 치를 때 "『무소유』 한번만 읽었더라면"이란 광고를 내기도 했다. "아무 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차지하게 된다는 무소유의 역리(逆理)"는 모든 게 혼탁한 요즘 더 그리운 것 같다.
-박정호 기자 jhlogos@joongang.co.kr